
다음에서는 '그리드 딜리버리'기술을 사용한 pino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동영상을 아예 볼 수 없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티스토리 사용자들 역시 pino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자신이 올린 동영상조차도 볼 수 없다. '그리드 딜리버리' 서비스는 사용자들의 PC자원을 사용해 동영상을 부드럽게 재생해준다는 것인데 사용자들의 PC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사용자들은 자신의 PC 속도가 느려지는 걸 감수해야만 한다.

난 컴퓨터 관련, 인터넷 관련 서비스나 기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다만, 사용자 PC자원을 사용한다는 걸 보니 e-donkey나 flashget이나 torrent같은, 예전 소리바다와 같은 서비스인가 싶다. 내가 인터넷에서 어떤 파일을 다운받으려고 할 때 내 PC자원을 함께 쓰게 하는 서비스 말이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들은 (지금은 모르겠지만) 자신의 PC자원을 사용할지 말지에 대해 선택권이 있었다. PC자원을 사용하도록 설정하면 다운로드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지고 PC자원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면 몇 시간이면 다운받을 걸 3박 4일이 걸려서 다운받게 되어있었다. 그러니 집을 비우는 날이면 PC자원 설정을 on으로 해놓고 집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다운을 받을 때면 설정을 off로 해놓으면 됐다. 그런데 다음의 pino는 아예 그런 방법조차가 없다. 프로그램을 설치하던지, 동영상을 보지 말던지 둘 중 하나다. 불합리하다고 느껴도 방법이 없다. 버퍼링으로 버벅대거나 중간중간 끊기는 동영상조차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자신들의 서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이런 서비스를 실행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열심히 돈 벌어서 서버를 구축한 후에 해도 된다. 자신들의 비용 투자에 대한 부분을 사용자들의 몫으로 돌린다. 그리고서는 더 안정적이고 빠른 동영상 감상을 할 수 있을 거라며 '생색'을 내고 있다. 차라리 서비스를 중지하라. 30분, 1시간 짜리 동영상(26분 이상이 기준)이 올라오면 재생이 원활하지 못할 것 같아 사용자들의 PC자원을 '반드시' 써야 한다는 건 무슨 심보일까. 다음 측은 사용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양해를 구한다. 내가 볼 땐 불가피한 선택이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손실을 최소로 하면서 그 손실만큼의 부담을 사용자들에게 떠넘기는 건 아닌가 생각된다.

조금 벗어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다음의 이런 행태를 보니 문득 MB정부의 행태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MB정부 역시 폐지 혹은 감면된 많은 세금정책의 부족분을 서민들의 추가부담이나 복지분야의 예산축소로 메꾸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가. 절대 자신의 손에 쥔 건 내놓으려고 하지 않는 심보로 강제적 서비스를 시행하게 된다면 사용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하거나 서비스 제공자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